어린이과학동아&수학동아 연재기사
[이달의 과학사] 1942년 10월 6일 현대판 복사기 특허 받다!
1936년, 미국의 한 전자 회사 직원이었던 체스터 칼슨
의 손에는 늘 검은 가루가 묻어 있었습니다. 당시 문
서를 복사하기 위해서는 흑연이 발린 먹지가 필요했
어요. 두 종이 사이에 먹지를 끼우고 위 종이에 글씨
를 적으면, 밑에 놓여 있던 종이에 글씨가 나타났죠.
하지만 먹지는 늘 부족했고 시간도 오래 걸렸습니다.
그 무렵 칼슨은 헝가리의 물리학자 폴 셀레니가 쓴
논문을 읽었습니다. 정전기를 띤 물질에 가루가 달라
붙는 현상을 이용해 사진을 복사할 수 있다는 내용이
었죠. 논문을 본 칼슨은 원본 문서에 적힌 글씨 모양
대로 가루를 붙게 만든다면 복사가 가능할 것이라 생
각했습니다. 그는 곧바로 자신의 집 부엌에 실험실을
차린 뒤 연구를 시작했어요.
1938년 10월 22일, 칼슨은 아연판에 유황을 바른
후, 판을 손수건으로 문질러 정전기를 일으켰어요. 그
리고 판 위에 글씨가 쓰인 유리 슬라이드를 댔습니
다. 전등을 잠깐 켜고 슬라이드를 뺀 뒤, 판 위에 가루
를 뿌리자 그가 쓴 ‘10-22-39 Astoria’라는 글씨가 선
명하게 드러났습니다. 최초로 전기를 이용해 글자를
복사하는 데 성공한 순간이었지요.
1942년 10월 6일, 칼슨은 ‘전자 사진’이라는 이름으
로 복사에 대한 특허를 취득합니다. 이후 칼슨은 사
진용품 업체인 할로이드와 계약을 맺어 ‘제록스 914’
라는 기계를 만들었습니다. 이때 만들어진 복사기는
무게가 300kg에 달하는 데다 값이 비싸 거의 팔리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버튼을 한 번만 누르면 한꺼번에
10장이 넘게 복사가 된다는 편리함으로 복사기는 점
차 인기를 끌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