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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과학으로 잡는다? 수상한 우편물 2
인터넷 쇼핑, 직구가 일상화되면서 물건을 집 앞으로 배송받는 일이
많아졌습니다. 더 이상 해외 소포물이 낯설지만은 않죠. 우편물은
어떤 과정을 거쳐 안전하게 내게 오는 걸까요? 24시간 멈추지 않고
운영되는 관세청 인천공항본부세관을 기자가 직접 다녀왔습니다.
과학 장비로 위험을 살핀다?
빠르게 도는 컨베이어 위로 상자들이 일렬로 줄지어 검사 를 기다립니
다. 1층 계류장 입구엔 비행기, 배를 타고 우리나라에 도착한 화물들
이 지게차에 실려 세관장에 들어서고 있었지요. 국경을 건너는 물품
은 모두 세관을 거칩니다. 8월 2일, 인천공항본부세관 특송화물 통
관장에선 배송 전 확인 절차가 한창이었습니다.
1층 컨베이어 벨트 위 모든 물품은 X선 검색대를 통과했어요.
관세청 직원들은 판독실에서 상자에 붙은 바코드로 읽은 신고
내역과, 실제 X선 영상에서 보이는 물품을 실시간 대조했지요. 마약,
총기 등 위험 물품이 국경을 넘어오진 않았는지, 거짓 신고는 없는지
확인하기 위해서였어요. 특송우편
총괄과 최현규 주무관은 “X선 화면은 물건 특성에 따라 색이 다르
게 나타나는데, 이상한 부분이 보이면 검사장에서 직접 열고 확인한다”고 설명했습니다.
3층으로 자리를 옮기자, 세관 직원들이 의심 물
품들을 살피고 있었습니다. 특송통관1과 신동화
주무관은 “마약을 맨눈으로 확인하는 데 한계가
있어, 의심 물품을 스왑지 등으로 문지른 뒤 이온
스캐너에 넣어 탐지한다”며, “음성으로 나타나도
의심될 땐 키트로 추가 검사를 한다”고 설명했어
요. 이어 “세관에서 위해 물품으로 최종 판단하면
수량에 따라 직접 수사하거나 검찰에 인계해 범인
검거를 돕는다”고 덧붙였습니다. 최근 국내에서 신
고된 미확인 국제 우편물과 보낸 사람, 주소 등이
같거나 비슷한 우편물은 세관에서 통관을 보류해
해외로 돌려보내는 조치를 하기도 했지요.
인공지능(AI)이 X선 영상 분석 역량 높인다!
지난해 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대학교 외 공
동연구팀은 X선 장치를 개조하고 인공지능을 학
습시켜, 보안 검사의 속도와 정확성을 높일 수 있
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발표했어요. X선은 우리 눈
에 보이는 가시광선보다 파장이 짧고, 에너지가 큰
전자기파예요. 큰 에너지 덕분에 물질을 쉽게 투과
하는데, 물질의 종류, 밀도에 따라 투과되는 정도
는 다릅니다. 그래서 X선이 투과된 정도에 따라 물
품을 직접 열어보지 않고도 내부 상태를 확인할 수
있지요.
X선은 물질의 종류에 따라 미세한 구부러짐이
나타나요. 연구팀은 이런 특성을 인공지능에 학습
시키고, 물품에 X선을 더 미세하게 쪼개 쏠 수 있
도록 장치를 개조했지요. 실험에서 인공지능은 2
만분의 1도(°)의 구부러짐까지 인지해 물품 속 유해
화학물질을 100%까지 탐지했어요. 이러한 기술이
적용되면, 우리 손에 안전한 물품이 들어오도록 살
피는 첫 번째 관문인 세관에서 X선 영상 판독의 속
도와 정확성이 높아질 거라 기대되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