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과학동아&수학동아 연재기사
[과학뉴스] 드라큘라, 알고 보니 채식주의자?
괴담에 자주 등장하는 캐릭터 ‘드라큘라 백작’이 실존
인물에서 영감을 받아 탄생했다는 이야기가 있어요.
15세기 루마니아의 남부 지역인 왈라키아 공국을 통
치하던 귀족 블라드 더 임팔러(루마니아어로 ‘블라드
체페슈’)가 그 주인공입니다. 블라드 더 임팔러는 오
스만 제국을 물리친 왈라키아의 영웅이지만, 적을 잔
인하게 고문한 것으로 악명이 높은 인물이지요.
영화나 소설 속 드라큘라는 태양과 마늘을 싫어하
고, 인간의 피를 탐하는 모습으로 자주 묘사돼요. 하지
만 이와 달리 블라드 더 임팔러는 피눈물을 흘리는 채
식주의자였을 수 있다는 연구가 8월에 발표됐어요.
이탈리아 카타니아대학교 외 공동연구팀은 블라드
더 임팔러가 1457년과 1475년에 쓴 세 통의 편지를 분
석했습니다. EVA(에틸렌-비닐 아세테이트) 필름을
편지에 도포해 블라드 더 임팔러가 편지를 쓰는 동안
종이에 남긴 땀, 타액 등에서 단백질을 추출하는 화
학적 분석법을 이용했지요.
연구팀은 편지에서 515개의 서로 다른 단백질에서
유래한 펩타이드●를 검출했고, 그 중 117개의 펩타이
드는 사람에게 기원한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혈액 또
는 호흡기 시스템과 관련된 단백질에서 유래한 펩타
이드를 세 편지에서 모두 발견했지요.
연구팀은 분석을 통해 블라드 더 임팔러가 피눈물
을 흘리는 희귀 질병인 ‘헤모라크리아’를 앓았을 수
있다고 추측했어요. 또 연구에 참여한 글렙 질베르스
타인 박사는 “추가 분석을 통해 편지에 동물성 식품
단백질이 없는 것을 확인했다”며 “당시 추운 날씨 등
으로 고기 식량이 부족했기 때문에 의식적으로 채식
을 선택한 것이 아닐 수 있지만, 채식을 했을 가능성
이 높다”고 추정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