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과학동아&수학동아 연재기사
[과학뉴스] [가상 인터뷰] 해열제, 얼리면 독 된다?
렛잇고~, 렛잇고~. <겨울왕국>의 엘사로 변신한
과학마녀 일리가 얼음 마법을 쓰기 위해 북극으로 향했어.
그런데 북극 물에 어느 순간 독성이 생겨 북극 생물들이
깜짝 놀랐어. 이게 무슨 일일까?
북극곰아, 왜 깜짝 놀랐니?
8월 2일, 극지연구소 김기태 연구팀은 아세트
아미노펜이 영하의 환경에서 독성물질을 만
들어 낸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어. 아세트아
미노펜은 열이나 진통을 가라앉히기 위해 먹
는 해열진통제의 주요 성분인데, 여러 나라의
강에서 자주 발견되고 있지. 먹다 남은 약을
화장실 변기나 일반쓰레기 봉투에 버려 약이
강물로 흘러 들어갔기 때문이야. 폐의약품은
하수 처리를 거쳐도 완전히 분해되지 못해.
실험 과정이 궁금해.
연구팀은 물에 아세트아미노펜과 아질산염을
넣고 영하의 온도에서 얼렸어. 아질산염은 식
품 방부제나 비료에 사용되는 질산염으로부
터 생성되는 물질로, 강이나 토양, 대기 등 주
변에 흔히 존재해. 실험 결과, 연구팀은 아세
트아미노펜이 산소와 빠르게 결합해 아세트
아미노펜보다 독성이 25배 높은 화합물인 벤
조퀴논이민류가 생성된다는 사실을 확인했
어. 연구팀은 아질산염이 아세트아미노펜의
산화 반응을 촉진하는 촉매 역할을 한다고 설
명했어.
얼렸더니 반응 속도가 빨라지는 이유는 뭐야?
일반적으로 화학 반응은 온도가 낮을수록 속
도가 느려져. 그런데 얼음에서는 동결 농축 효
과로 반응 속도가 빨라지지. 동결 농축 효과
란, 물이 얼 때 특정 성분들이 얼음 결정 사이
의 아직 얼어붙지 않은 영역으로 모이면서 농
도가 수천~수십만 배로 증가해 반응 속도가
빨라지는 현상을 말해. 연구팀은 북극 호수에
서 채취한 물로 실험했을 때도 같은 현상이
발생했다고 설명했어.
아세트아미노펜이 북극에서도 발견돼?
아세트아미노펜은 북극에서 검출된 의약품
중 가장 큰 비율을 차지해. 연구팀은 아세트아
미노펜과 아질산염이 모두 있으면서 물이 얼
수 있는 환경을 가진 장소라면 어디서나 독성
이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어. 극지연구소 김
기태 책임연구원은 “최근 의약품 성분들이 다
양한 경로를 통해 남극이나 북극까지 오고 있
다”며 “이들이 동결 농축 효과로 인해 독성이
강한 물질로 변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앞으
로의 연구를 통해 극지 생물에게 미칠 영향을
감시하겠다”고 밝혔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