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과학동아&수학동아 연재기사
[기획] 로봇이 지휘하고 AI가 작곡한다 1
“딴~♪, 따단. 딴~♬” 지금 나오는 이 음악 어때? 어과동에서 생성형 인공지능으로 여름에
어울리는 빠른 리듬의 신나는 음악을 직접 만들어 봤어. 이렇게 누구나 듣고 싶은 음악을 만들고,
로봇이 연주하고, 심지어 지휘까지 하는 새로운 음악의 시대가 열릴 거야. 칼같이 박자를 타는
파워풀한 로봇 드럼 연주자와 부드럽게 지휘봉을 휘두르는 로봇 지휘자까지!
음악과 첨단 기술이 만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정확한 박자라면 로봇을 따라갈
수는 없겠지? 수십 명의 연주자가
모인 오케스트라를 이끈 우리나라
최초의 로봇 지휘자 ‘에버 6’의
무대를 소개할게!
로봇과 사람이 함께한 오케스트라
지난 6월 30일,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국립국악관현악단의
공연 <부재(不在)>가 진행됐습니다. 로봇 지휘자 ‘에버 6’가 처음
으로 등장한 무대였죠. 이전에 다른 나라에서 로봇이 지휘하는
오케스트라 무대가 있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최초였습니다.
공연이 시작되자, 무대에 선 인간형 로봇 에버 6가 어깨와 팔
꿈치, 손목 관절을 활용해 지휘봉을 부드럽게 휘둘렀어요. 몽골
의 작곡가 비얌바수렌 샤라브의 ‘깨어난 초원’, 만다흐빌레그 비
르바 작곡의 ‘말발굽 소리’ 두 곡을 에버 6가 홀로 지휘했습니다.
이어 부산시립교향악단 최수열 감독과 함께 지휘하기도 했지요.
무대에 오르기 위해 에버 6는 약 1년간 지휘자의 동작을 학습했
습니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 AI로봇연구부문 이동욱 수석연구
원은 “순간적으로 빠른 속도를 내는 실제 지휘자의 동작을 구현
하기 위해 로봇팔의 관절이 더 빠르게 움직일 수 있
도록 보완했다”고 설명했어요. 이어 “로봇의 동작이
어색하지 않도록 모션 캡처로 촬영한 영상을 수없
이 학습시키고, 공연 당일까지 움직임을 다듬었다”
고 덧붙였지요.
에버 6의 지휘는 어땠을까요? 최수열 감독은 “지
휘 동작은 팔의 관절을 많이 사용하는데 로봇이
이를 자연스럽게 구현해 놀랐다”고 말했어요. 이
어 “지휘자는 혼자서는 소리를 낼 수 없지만, 연주
자들과 소통해 음악을 만들어 나가는 사람”이라며
“에버 6가 연주를 듣고 판단해 연주자들에게 피드
백을 줄 수 없다면 사람 지휘자를 대체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지요.
공연 소감을 묻자 이 연구원은 “만약의 상
황에 대비해 무대 뒤에서 공연 내내 대기했다”며,
“문제 없이 공연을 마친 것만 해도 기뻤고, 관객들이
환호해 주셔서 기분이 좋았다”고 전했어요. 최 감독
은 “로봇과 함께하는 공연은 이전부터 상상한 아이
디어”라며 “가능성이 무한한 현대음악에서는 얼마
든지 새로운 시도를 할 생각”이라고 말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