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과학동아&수학동아 자유 게시판
심심해서 한 번 써본,, 짦은 연?성?
※ALL FICTION※
※총기, 자살 등 요소 주의※
※'영웅' 안중근 의사는 한국인, '레 미제라블' 자베르는 프랑스인이지만 언어는 편의상 통일합니다.※
※안중근 의사가 순국하신 뒤 이 세상을 떠돌다가 우연히 자살하기 직전의 자베르를 만나시게 된다는 설정입니다. 시간적/공간적 요소는 편의상 통일합니다. 참고로 본문에서는 6월 7일 입니다.(나무위키상 자베르가 죽은 날임)※
※자베르 시점 입니다. 반응이 좋거나 제가 또 심심해지면 안중근 의사 시점도 가져오죠.※
-이토를 살해한 '테러리스트' 안중근(of 뮤지컬 영웅) 그리고 장발장을 잡기 위해 몸부림 치는 '훌륭한 경찰' 자베르(of 뮤지컬 레 미제라블)
-이미 죽은 악인 아닌 의인과 곧 죽을 의인도 악인도 아닌 그 누군가의 담소.
다리 난간에 발을 딛고 올라 선다. 혼란스럽다.
"가게. 죽이지 않겠네. 마음 바뀌기 전에 어서 도망 가게."
속삭이는 악마의 목소리. 장발장이라는 이 자는 도대체 누구인가? 이 자는 무슨 악마인가? 나를 함정 속에 빠뜨리고 나서는 이렇게 날 놓아주다니. 그 총 한 번 쏘면 나를 죽일 수 있었을 텐데! 방아쇠를 잡은 그 손가락에 힘만 조금 주면 그 오랜 세월동안 자신을 쫓은 자를 시원하게 복수할 수 있었을 텐데! 대체 왜 나를 놓아주었나?
도둑에게 빚을 지고 살면 저주 받는다. 그렇다고 추적의 끝에서 승리하면 또한 저주를 받을 것이다. 나는 늘 내가 법이라고 생각해왔다. 법은 조롱당하지 않잖아. 하지만 어째서?
양쪽 손으로 머리를 싸잡았다. 괴성을 지르고 싶었다. 도둑에게 목숨을 빚진 나는 이렇게 센 강의 다리 위에 서서 방황한다.
"거, 다리 위에 서 있으면 위험합니다. 내려오세요."
차분한 남자의 목소리를 들어 고개를 돌렸다. 수염을 기르고 흰 옷을 입은 동양의 남자가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검은 머리카락에 눈동자... 동양인은 처음 보아 한편으로는 신기하다고 생각했다.
"..."
"무슨 사연인지요? 제가 다 들어드리겠습니다. 거기 있으면 위험하니까요."
남자가 내게 한 발짝 다가왔다. 그와 나의 거리는 스무 걸음 정도 되어 보였다. 여름임에도 불구하고 남자의 주위에서 느껴지는 불쾌한 한기가 없지 않았으나 나는 신경쓰지 않았다. 내가 다리에서 내려오지 않으면 그 또한 움직이지 않을 것 같아서 내려왔다. 남자는 내게 더 가까이 다가왔다. 한기가 싸늘할 정도로 강해지자 표정이 찌푸려졌다. 남자는 나의 표정을 보더니 흠칫 놀란 듯 하더만 사과했다.
"죄송합니다. 좀 춥죠? 제가 피치 못할 사정이 있어서요."
"그렇군요."
그의 태도는 너무 정중했기에 나보다 훨씬 어려보임에도 반말을 쓰기 뻘쭘하였다. 남자는 체구가 큰 편이었으나 키는 나보다 조금 작았다. 어린 아이 손바닥 하나 정도?
"죽는 것은 해답이 아닙니다. 차라리 누군가에게 이야기 하는 것이 더 낫겠지요."
"그런데 누굽니까? 여행객?"
"예... 말하자면, 그렇죠. 도마 안중근이라고 합니다. 대한제국이라는 나라에서 왔지요."
도마는 살짝 웃어보였다. 나는 이 불길 같은 상황에 여행객이라니- 생각하며 도마라는 사람은 생각보다 점잖지만은 않은 것 같다 추측했다. 도마는 나에게 악수를 청했다. 나는 그와 손을 맞잡고 악수했다. 도마의 손은 순간적으로 움찔 놀랄 정도로 찼다. 그 한기를 느끼고 난 뒤 느낀 것은, 그가 한평생 펜만 잡고 공부한 것은 아님을 알 수 있을 정도의 자잘한 굳은살이다. 총칼을 다룬 적이 있나보다.
"대한제국?"
처음 들어보는 나라였다. 도마의 옷은 대한제국이라는 그 나라에서 만들어진 옷인 듯했다. 희고 긴 옷자락이 인상적이었다. 프랑스 제복에서는 보지 못할 옷이었다.
"동양에 있는 나라입니다. 산과 바다가 어우러져 아름다운 나라이죠."
"그쪽은 귀족입니까?"
"음, 갓 결혼하였을 때는 그랬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귀족보다는 대한제국 의병참모중장 겸 특파 독립 대장이라고 해야겠죠."
"의병참모중장이라."
"대한제국은 지금 일본의 손에 놀아나고 있습니다. 저는 그것을 막기 위해 일생을 바쳤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생각을 정리하고 싶어서 여기저기를 떠돌고 있어요."
도마는 은은하게 웃었다. 마치 이 길을 후회하지 않는다고 말하고 있는 것 같다. 나는 예의상 그리고 조금은 궁금하여 도마에게 대한제국에 관한 것을 더 물었다. 도마의 말로는 일본제국이라는 나라는 대한제국을 잡아먹으려고 아주 용을 쓰고 있다. 심지어는 일본제국의 군인이 대한제국의 황제에게 총까지 꺼내기도 한다고 한다.
"그럼 당신이 하는 일은 대한제국으로부터 일본제국을 물려내는 것입니까?"
"네, 그런 셈이죠."
이렇듯 도마는 자신의 일에 관한 이야기는 잘하지 않았다. 의병참모중장 겸 특파 독립 대장이라는 말만 하고서는 더 물으면 대충 얼버무리고는 했다.
"이제 선생에 관한 이야기를 듣고 싶습니다. 선생은 어쩌다 이렇게 다리 위로 발을 디디게 되셨습니까?"
"나는 자베르라고 합니다."
도마에게 장발장에 관한 이야기를 했다. 도마는 생각보다 나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었다. 집중하며 가만히 듣다가도 가끔씩 고개를 끄덕이고는 했다.
"저였어도 혼란스러울 법 합니다."
그가 나의 이야기를 듣고 조금 뒤 내뱉은 말이다.
"줄곧 제가 옳다고 생각해왔습니다. 장발장이 틀렸다고 생각해왔습니다. 그런데 최근 들어... 처음으로 그것에 대해 의심이 들었습니다. 그 의심을 인정하고 싶지가 않았습니다. 하지만 제가 가진 그 의심은 옳았고, 제가 잘못 생각해왔다는 것을 알고야 있습니다."
나는 난생처음 보는 동양인에게 나의 마음 속에 있는 이야기들을 모두 털어놨다.
"장발장은 도둑이 맞습니다. 분명한 사실이죠. 저는 그에게 목숨이라는 빚을 졌습니다. 도둑에게 목숨을 빚졌습니다. 도둑에게 빚을 진 경찰이라니, 도리에 틀리지 않습니까? 한편으로는 그 도둑놈의 죄가 용서받을 수 있는 것인가, 하는 의문도 품게 되었습니다. 왜 이제 와서야 의문을 가지는지, 돌처럼 늘 굳게 지켜오던 신념은 왜 이제 와서야 흔들리는지..."
"..."
도마는 나를 바라보더니 말했다.
"아까... 장발장이라는 사람을 보았습니다. 혁명군들의 선두에 서 있었어요. 제가 본 그는 당신이 말하는 장발장과는 사뭇 달랐습니다. 정직하고, 굳세고, 용맹한... 군인의 모습이었습니다."
"..."
"솔직하게 말씀드리자면, 법은 때로는 강자의 편일 수도 있습니다, 약자가 아니라."
도마는 천천히 말을 이어나갔다.
"저는 그에 대해서 한 번은 의심해보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혁명군들은 그 의심을 한 번 씩 해본 사람들인 것이죠. 만약 선생도 그런 의심을 한 번 해보았다면 장발장이란 분을 다르게 바라보셨을 것입니다. 아니, 애초에 선생이 그 혁명군의 무리에 껴 있었을 수도 있겠네요."
도마의 눈은 확신에 차 있었다.
"선생,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습니다."
"...그는 저를 살림으로써 죽이려고 합니다. 장발장에게는 그것이 최고의 복수일 테니까요. 이 세상은 장발장을 위한 세상입니다."
"그렇지 않다니까요."
도마는 눈을 질끈 감고는 말했다.
"사실 저는... 아무래도 장발장의 입장에 더 공감합니다. 그럴 수밖에 없지요. 하지만 제가 만약 장발장이었다면 선생을 놓아줄 때, 선생의 세상을 보아라고 속으로 중얼거렸을 것입니다. 선생의 세상의 음영을 지켜보기를 바랐을 겁니다, 죽는 게 아니라요."
"...좋아요, 안 죽겠습니다."
거짓말이다.
도마는 나의 쉬운 되돌림에 조금 놀란 눈치였다. 슥 살피니 아마 다른 말을 더 생각하고 있었나 보다. 나는 그 대신 도마가 하는 일이 구체적으로 어떤 일인지 물었다.
"아, 저 말씀하시는 겁니까. 경찰 분께 말씀드리기 뭐하긴 하다만... 뭐, 이제는 괜찮겠죠."
'이제는'이라는 말이 썩 마음에 들지 않는다. 그러나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가만히 도마의 말을 들었다.
"저는 총을 들고 싸웠습니다. 지금 저기 있는 혁명군들이 하고 있는 일과 비슷하다고 보시면 됩니다. 대한제국이 일본제국의 손에 갇히기 전까지는 아버지를 따라 동학에 참여하다가 어느순간부터 일본제국 같은 외세의 힘이 점점 드세지자 총밭에 뛰어들었습니다. 가장 최근에는 대한제국의 황후를 죽인 일본인을 쏴 죽였지요."
"가족은 남겨두셨습니까?"
"예... 어쩔 수 없었습니다. 가족들 없으면 안 되는 것이야, 다 똑같지만 저는 남편으로써... 아버지로써 가족들이 그런 나라에서 살게 하고 싶지는 않았거든요. 그래서 그랬습니다."
도마는 그런 살생을 저지르고도 아무렇지 않아했다. 그는 신념에 차 있었다. 언뜻 나는 그가 장발장과 닮지 않아 보이면서도 닮았다고 생각했다.
"아무튼 선생은 돌이킬 수 있습니다. 확신합니다."
"과연..."
나는 몸을 틀어 별이 떠오른 밤하늘을 바라보았다. 빛과 따스함을 잃었다. 나는 문득 그가 장발장과 유사하다는 말을 하고 싶어 다시 그를 바라보았다. 아, 소리내었다. 그는 이미 사라진 채였다. 주위를 둘러보아도 차가운 밤공기였다.
그의 이야기를 들은 나는 더욱 확고해졌다.
다리 위로 발을 딛는다. 올라선다. 별을 바라본다. 차가운 그 별들을. 그리고 발을 한 발 내민다. 아무런 느낌도 없이 찬 밤공기만이 나를 밤기는 허공으로 한 발 내민다. 다른 한 발까지 내민다.
여름이나 춥다.
Fin.
누구나 알만한.. 레미제라블과 영웅을 크로스오버 시켜보았습니다
안중근 의사 호칭이 도마인 이유는 자베르가 '도마 안중근'이라는 이름을 도마가 이름 안중근이 성이라고 오해했기 때문입니다(동양 서양 이름 순서 바뀌는 거)
끝이 좀 후다닥 마무리가 됐네요.. 예 저도 사실 이게 뭔 내용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저는 저녁 먹으러 가요 빠이
와... 대박이에요ㅠ 글도 잘 쓰시고 그림도 잘 그리시고...
팩트
1. 대박이 아니다 2. 못 쓴다 3. 못 그린다
와(입틀막) 쌤... 쩌러요
나중에 밑에 댓처럼 시리즈로 100권까지 써주실거져?
안 쩔어요 안 내요 못내요ㅠㅠㅠ
아? 미래에 책으로 시리즈로 해서 100권까지 써주실 거라고요? 네네네 기대할게요 완전 베스트셀러 각
에헤이 사랑해요
츄릅… 제 회전문(영. 화. 로. 만…!) 작품들 가지고 이리 맛있는 연성을 써 주시다뇨
사랑해요 선생님 사랑해용
캐릭터성도 엄청 잘 살리셨고 동서양 콤비라니 더 좋은데용
자베르 자살할 때 ㄹㅇ 불쌍했어요…
(솔직히 자베르의 정의는 ‘귀족’ 들 만을 위한 정의였으니..)
만약 자베르가 장발장 앞에서 딱 한 번 무너져 보기라도 했고 자신이 지켜오던 '정의' 내지는 '법'에 대해 한번이라도 의심을 해봤으면 자베르도 다른 최후가 아녓을까요..